다시 분회를 생각한다.
김창현 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김창현 
△ 김창현_ 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5.31지방선거가 끝났다.
우리는 당 지지율 15%와 300명의 공직자 시대를 목표로 내세웠으나 당 지지율 12%, 공직자 81명 탄생의 결과에 직면하면서 과연 다가오는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더 크게 비약하여 수권정당으로 가게 될 것인가 아니면 소수정당으로 고착될 것인가 진지하게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향후 민심의 흐름에 대하여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선거평가가 잇따를 것이고 당의 위기에 대한 종합적인 대안제시가 있으리라 믿는다.

따라서 나는 선거평가와 당의 면모 혁신에 대한 의견은 다음 기회로 돌리고 오늘은 그 어떤 혁신안이 나와도 빠짐없이 제기 되는 “또 다시 민중속으로!”에 대한 견해만 제기하고자 한다. 그것은 민주노동당의 골간조직이요, 우리식 선거운동의 근간인 분회문제이다.
분회는 여타 정당에서 찾아 불 수 없는 진성 당원제를 유지하는 독특한 우리 민주노동당의 조직형태요 문화이다.

당은 창당 초부터 분회건설을 당 조직건설의 최고의 관건으로 판단하고 분회강화를 위해 애써왔다. 당원 확대사업과 함께 언제나 강조되었던 것이 분회강화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선거기간 ‘분회의 역할이 무엇인가’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분회가 유명무실했다는 점이다. 아니 정확히 말한다면 분회의 실종이다.

전국 곳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루었으나 그 전투단위는 분회가 아니었다.
일상시기 분회는 당원들의 모임에 머물고 당의 전투를 치루는 조직은 다시 새롭게 일부 당원과 후보의 연고자나 지인들로 진용을 짜야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선거가 워낙 짧은 기간 이루어지는 종합 전투이기 때문에 여러 각계 각층의 주민들을 조직화하고 이들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또한 분회가 중심에 서서 그 일을 지휘해야 선거 이후 조직적 성과를 당적으로 모아 낼 수 있지 않겠는가?

왜 분회가 실종될까?
그것은 일상적으로 분회와 당 활동, 분회와 지역 정치인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그 지역에 출마할 후보를 키워야 하고 그를 중심으로 분회를 구성해야 하며 분회 활동과 지역 사업을 전일적으로 통일 시켜야 한다.

당 정책을 아무리 잘 설명한 책자를 주민들에게 나눠 준다고 해도 당에 대한 지지를 끌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은 지역에서 신뢰받는 정치인을 키우고 그를 내세워 우리의 주장과 입장을 관철시켜 가야 한다.

활자화되어 있는 당의 다양한 정책은 의원이나 단체장, 혹은 당 지도부를 통해 발현되고 국민들은 그 당의 얼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당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우리 당의 구조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상당히 취약한 구조이다.
일상적으로 목적 의식적인 사람 키우기가 제도적으로 그리고 관행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평당원 민주주의라는 명목아래 그릇된 평균주의가 있다.
모든 당원은 평등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소수개인을 위해 사업이 이루어지면 안 되고 또 애써 그렇게 평가 받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민주노동당의 의원들이 가장 터부시 하는 평가가 무엇인가?
바로 당 사업은 열심히 하지 않고 오로지 사조직만 키운다는 평가이다. 조그만 등산회를 만들어 열심히 운영하다가 그런 비난에 직면한 경험이 당내 지방의원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사조직이면 어떻고 그것이 후보의 지지자로 이루어진 조직이면 어떤가?

선거 시기에 동창회나 각종 향우회 혹은 그가 몸담고 있는 여러 계모임이 의외로 큰 역할을 하는 경우를 종종 만난다. 누구나 일상적으로 이렇게 많은 조직을 만들어야지 생각하지만 선거만 마치면 그 고민은 끝난다.

나는 이 다양한 후보의 연고자와 지지자들을 당의 자산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지금부터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임을 제기하고자 한다.

분회를 일상적으로 지방의원을 중심으로 재편하자.
의원의 지역구 관리와 분회사업을 완전히 일치시키자.
의원은 당선 순간부터 재선에 대한 관심과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소위 ‘지역구 관리’라고 표현 되는 이 지역사업은 당의 중요한 사업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선의지와 지역관리에 대한 그 열정은 좋은 일이며 이를 더욱 당 조직 강화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은 당의 역할이다.

분회모임의 형태를 분회원 전원의 만남에 목을 걸지 말고 소수지만 열성적인 당원으로 분회운영위를 구성하고 이들이 의원의 사무국을 형성하는 것이다.
가급적 의원이 직접 분회장을 맡고 상근자 그러니까 분회 사무국장은 의원 보좌관을 겸해야 한다. 분회장과 분회운영위원들의 회의는 수시로 이루어져야 하며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정활동의 애로를 청취하고 지역사업에 관련한 대책을 내오는 자리여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조금 구체화 시켜보자.

첫째, 분회에 소속되어 있는 전체 당원 모임을 잘 이끌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모이자고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겸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분회원들 면면을 보면 당비를 내며 후원하는 것에 만족 하는 당원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둘째, 다양한 대중모임을 만들어 가야 한다.
친목모임, 등산모임, 노래모임등 여러 형태로 선거 시기 만났던 의원의 지지자들을 묶어야 한다. 연고자와 지지자들을 당원으로 조직화하는 일에 서두르지 말고 느슨하게 묶는 것이 맞다. 관계가 돈독해지면 당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당의 정강 정책에 감동을 받아 입당하기 보다 당의 누구누구가 좋아 들어오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셋째, 대중사업을 이들과 함께 펼쳐야 한다.
예를 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서명운동, 학교급식조레 서명운동, 지역 보육시설 환경개선 사업 등 다양한 대중사업을 가능한 단위들과 함께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의원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갖는 의미를 잘 알고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의원에 대한 지지도 높아지게 된다. 더불어 당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다.
지역사업을 펼치는 일에 있어 지방의원의 권한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그 지역의 동사무소등지에서 펼치는 다양한 문화 강좌 사업에 결합할 수도 있고 주민자치위원회와 연관을 갖고 사업을 펼칠 수 있다.

그렇다면 낙선자는 어떠한가?
선거에 한번 나왔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에게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의원과 똑같이 분회를 책임지며 지역사업의 중심에 서야한다.
물론 선거시기가 되면 다시 경선을 하고 후보를 선정하지만 지역에 깊이 뿌리 박은 그를 지역 정치인으로 세워내는 것은 그야말로 지역위 지도부의 정치적 역할이 아니겠는가?

검증된 후보를 일찌감치 내세워 주민 속에서 키워야 한다.
느닷없이 나타나 준비된 후보를 밀어내고 지역정치인으로 나서겠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
경쟁상대가 있다면 그는 역시 마찬가지로 지역사업에 매진하면서 지역주민들 속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당원들의 지지와 지역 주민들의 지지가 일치할 때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2002년 출마자의 2006년 지방선거 출마율이 10%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대중에게 무책임하고 더불어 사람을 멀리 내다보고 준비시키지 못하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지속적으로 인재를 유실하는 이런 구조속에서 당의 훌륭한 활동가들이 끊임없이 주민과 밀착하여 지역사업을 펼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요원하다.

노조와 농민회 등에서 성장한 활동가들이 선거에 출마하여 낙선한 경우, 벌써 자신의 보금자리 찾아가듯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러면 안된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선거기간 일구었던 관계들을 챙기며 당의 지역사업을 맡아 나서야 한다.
우리는 개인주의와 출세주의를 대단히 경계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 민주노동당에 출세주의가 과잉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대부분 당의 미래에 대한 밝은 낙관을 갖고 멀리 보며 헌신하려는 이들이 훨씬 많다.
사실 나는 우리 당에 들어와 출세해 보려고 하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출세지향성이 있는 당원이 출마의지를 갖고 열심히 당사업과 지역사업을 펼치려고 한다면 이를 적절히 세워 주어 당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좋은 것이다.

분회가 일상시기 당원의 모임수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가 선거시기 실종된다면 분회강화는 헛구호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분회를 그 지역의 각 지역책 모임 수준으로 역할을 높여가기 위한 구체적 작업을 시작하여야 한다. 분회원들에게 후보를 직접 선출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야 한다.
선거를 막 마친 바로 지금이 가장 새롭게 조직틀을 만들어 갈 적기임을 확신한다.

Posted by 소중한 꿈, 새로운정치 윤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