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8 15:46
1. 독일식 정당명부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전체 의석수를 정당지지율에 비례해서 나누는 것 입니다. 글에서 썼던 것처럼 의석수를 300석으로 가정할 때, 지지율이 10%이면 30석이 나오고, 지지율이 30%이면 90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다만, 독일같은 경우 지역구 선거도 치룹니다. 그러나, 우리처럼 지역구 선거가 '비례대표와 따로'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비례대표 배정 숫자중에서 배당받게 되는 것입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실시한다고 가정하고 예를 들어보면, 민주노동당의 정당 지지율이 10%가 나왔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울산북구와 창원을에서 당선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민주노동당의 총 의석수는 어떻게 될까요?
민주노동당의 총 의석수는 정당지지율의 10%인 30석이 됩니다. 다만, 의원 배정 '순번'에 있어서만 지역구 당선자를 우선 배정하는 순번의 '배려'가 있을 뿐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8.13%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독일 녹색당의 지지율이 8.6%였다는 것입니다. (아마 46석인가를 얻었던 것으로 기억함. ) 독일에서 녹색당의 새로운 정치실험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는 선거방식때문입니다. 녹색당은 얼마전 2002년 이전까지만해도 지역구의석에서는 당선자가 한명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표현에 의하면) '집권하지 않고서도 독일의 환경정책'을 다 바꾸었습니다.
2. 한국 정치학자들의 오류 : <보통선거권> + 알파 (비례대표제)
홍기빈님이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 세계사적으로 보통선거권이 광범위하게 실시되는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였습니다. 한국의 정치·사회학자들이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는데 그때 보통선거권만 도입되었던 것이 아니라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고 맑스가 말년에 민주주의가 진전되었기 때문에 "평화혁명"이 가능한 나라로 꼽았고, 실제로 <노동절>과 <세계 여성의 날>의 역사적 유래였던 강력한 노동운동을 자랑하던 미국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지 못하였습니다.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유럽에서는 '전국'을 무대로 하는 계급정당, 이념정당, 정책정당 구도가 발달하고,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지 못한 미국은 한국의 단순다수득표제인 소선거구제처럼 양당구도가 정착하여 제3세력이 들어서기 어렵게 됩니다. (1800녀대 미국 그린백 노동당의 득표율은 독일 사민당의 득표율에 뒤지지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
흔히 한국의 '지역주의'를 언급하는데 지역주의는 <소선거구제>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사회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정확한 분석입니다. (그런면에서 열우당이 정말로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싶다면 정당명부제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였지요. 또한 개혁.진보세력이 '연대'를 할 수 있는 매개고리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열우당이 이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자신들 스스로가 영남 지역주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참 아쉽지요~. )
3.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덕성과 정당성
민주노동당은 과거 국민승리21 시절부터 비례대표제 도입에 '사활'을 걸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그 이전에 있던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한 것을 기준으로 전국구 비례후보 의석을 배정하는 것에 대한 위헌소송을 냈습니다. 그동안 전국구 배정방식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정당'에 대한 지지로 환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진보정당운동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2001년 10월경인가에 그야말로 "역사적인" 위헌판결을 받아냈죠
2000년 총선에서도 출마한 지역만을 기준으로 할 때 민주노동당 출마자의 평균 득표율은 13% 정도되었습니다. 물론,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았습니다. 반면에, 전국적으로는 민주노동당보다 훨씬 낮은 지지율이었지만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소선거구'에서 1등을 하는 자민련을 17석인가를 얻었죠.
한마디로 헌법정신에 담겨있는, 1인 1표라는 평/등/선거권의 기본정신과 국민주권이 무시당하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었던 셈이죠.
대충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듯 합니다.
첫째, 1인 1표라는 평등. 보통선거권의 정신에 부합하며, 50% 이상이 반대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민의왜곡'을 시정하게 됩니다. 현재는 단순다수독식제입니다. 한 지역구에서 35%를 얻어도 1등만 하면 '유권자 대표성'의 100%를 독점적으로 챙기게 됩니다. 사실상 65%가 반대하는 후보도 당선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민의'를 왜곡하는 제도입니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이러한 민의왜곡을 시정해줍니다.
둘째,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한국정치의 폐해라고 지적되어온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포지티브한 방법의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주의가 활개를 치는 이유는 기존 정당에게 그 전략이 당선에 효율적인 제도였기 때문입니다. 소선구제하에서는 외교정책.통일정책 등의 '국정(國政)'에 해당하는 거대담론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지역이해관계자의 입맛에 맞는 '구청장'의 공약을 제시하는 '미시담론' 전략이 더 효율적인 선거전략입니다. 그러니 연고주의와 지역주의가 '제도적'으로 조장되었던 것입니다.
반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정당과 유권자의 면대면 거리를 멀어지게 함으로써 '정책'경쟁(개혁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대선 때 상황과 비교할 수 있겠네요. 서로 앞다투어 정책경쟁을 하게 되거든요. )
즉,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입은, 한국정치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주의 극복>을 단지 '빈말'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정치(이념정치.정책정치)의 강화>라는 분명한 <대안적 상(像)>이 제시되는 가운데 극복된다는 것이지요. 열우당의 영남지역주의 혹은 동진정책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지요. 정당정치와 정책정치의 강화를 통해서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그야말로 정치개혁의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진보정치세력의 진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라크파병문제, 부안문제, 19세기 구(舊)자유주의시절에나 있을법한 손해배상·가압류 문제, 재벌에게 정치자금을 조달받는 문제, 재벌정책, 최근 조중동과 화해를 한 언론정책 문제, 경복궁 미군 아파트 문제, 일본군국주의에 대한 정치권의 묵인.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에 한명꼴인 190여명의 노동자를 구속한 것. 한칠레 FTA에서 나타나는 '친자본적/농민배제적' 무역정책, 네이스 문제, 새만금 문제 등등에 있어서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자민련은 사실상 하나의 정당입니다. 이들 사안에 있어서 이들은 거의 정책적.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조중동도 위 사안에 대해서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과 한나라당과 견해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사회는 지들끼리 짜고치는 고스톱을 치는 사실상의 <보수정당 일당독재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민의왜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안에 '즉각'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60%에 육박하고,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여론이 60%에 육박하고, 기타의 사안들에 있어서 하나같이 진보적 여론이 과반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민의는 국회에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왜곡된 선거제도(및 정치자금제도 및 정당제도)에 기인하는바가 큽니다.
넷째, 마지막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사회적 소수자'를 옹호하는 (다원주의 및) <민주주의 '참된' 정신>에 부합합니다. 정당의 행위행태 및 이해관계를 분석하는 공공선택이론에서 논한바와 같이 정당은 숫적으로 넓게 포진한 '중도성향'의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입니다. (이를 재정학 및 공공선택이론에서는 '중위투표자 정리'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어 버리면 본질적 속성상 '다수'를 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자신의 숫자만큼의 정치적 대표성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고 맙니다. 최소한의 비례성도 정치적으로 실현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죠. 대표적으로 이주노동자, 동성애자, 노인, 청소년. 정치·경제·문화적 '소외 지역'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실 소외지역으로 치면, 어떤면에서는 호남보다는 강원도·제주도가 더 소외받았죠. 호남이야 정치·경제적 영향력이라도 있다지만 다른 곳은 그도 없으니... )
이렇게 볼 때,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최소 수혜자에게도 득이 되는 제도라는 점에서 롤즈가 말한 정의론에도 부합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글을 맺으며 : '올바른 것'과 '민주노동당'
걔중에는 독일식정당명부제가 민주노동당에게 '유리'한 것이기 때문에 주장한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선거제도. 정당제도. 정치자금 제도란 오직 이해관계의 타산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인가 봅니다. 그러나, 선거제도, 정당제도, 정치자금 제도란 그 나라의 문화와 관계맺는 것일지라도 <도덕적 기준> 혹은 <정당성의 기준>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 정치에서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지역주의 극복, 정당정치의 강화, 1인1표의 평등선거권의 올바른 구현, 민의의 올바른 대변. 사회적 소수자의 이익 대변. 진보정당의 정치적 진출...... 이 모든 것들은 한국 정치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민주노동당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한국정치의 개혁방향으로 '올바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물론, 올바른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정당정치, 정책정치, 이념정치.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적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제도, 소액다수 당비와 연동시킨 국고보조금제도(매칭펀드제).
87년 직선제는 민주화세력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올바른' 것이었습니다. 노동3권은 노동운동세력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올바른' 것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처럼, 독일식정당명부제는 현재 민주노동당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올바른' 것이며, '도덕적'인 것이며, '정당한' 것입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전체 의석수를 정당지지율에 비례해서 나누는 것 입니다. 글에서 썼던 것처럼 의석수를 300석으로 가정할 때, 지지율이 10%이면 30석이 나오고, 지지율이 30%이면 90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다만, 독일같은 경우 지역구 선거도 치룹니다. 그러나, 우리처럼 지역구 선거가 '비례대표와 따로'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비례대표 배정 숫자중에서 배당받게 되는 것입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실시한다고 가정하고 예를 들어보면, 민주노동당의 정당 지지율이 10%가 나왔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울산북구와 창원을에서 당선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민주노동당의 총 의석수는 어떻게 될까요?
민주노동당의 총 의석수는 정당지지율의 10%인 30석이 됩니다. 다만, 의원 배정 '순번'에 있어서만 지역구 당선자를 우선 배정하는 순번의 '배려'가 있을 뿐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8.13%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독일 녹색당의 지지율이 8.6%였다는 것입니다. (아마 46석인가를 얻었던 것으로 기억함. ) 독일에서 녹색당의 새로운 정치실험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는 선거방식때문입니다. 녹색당은 얼마전 2002년 이전까지만해도 지역구의석에서는 당선자가 한명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표현에 의하면) '집권하지 않고서도 독일의 환경정책'을 다 바꾸었습니다.
2. 한국 정치학자들의 오류 : <보통선거권> + 알파 (비례대표제)
홍기빈님이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 세계사적으로 보통선거권이 광범위하게 실시되는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였습니다. 한국의 정치·사회학자들이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는데 그때 보통선거권만 도입되었던 것이 아니라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고 맑스가 말년에 민주주의가 진전되었기 때문에 "평화혁명"이 가능한 나라로 꼽았고, 실제로 <노동절>과 <세계 여성의 날>의 역사적 유래였던 강력한 노동운동을 자랑하던 미국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지 못하였습니다.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유럽에서는 '전국'을 무대로 하는 계급정당, 이념정당, 정책정당 구도가 발달하고,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지 못한 미국은 한국의 단순다수득표제인 소선거구제처럼 양당구도가 정착하여 제3세력이 들어서기 어렵게 됩니다. (1800녀대 미국 그린백 노동당의 득표율은 독일 사민당의 득표율에 뒤지지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
흔히 한국의 '지역주의'를 언급하는데 지역주의는 <소선거구제>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사회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정확한 분석입니다. (그런면에서 열우당이 정말로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싶다면 정당명부제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였지요. 또한 개혁.진보세력이 '연대'를 할 수 있는 매개고리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열우당이 이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자신들 스스로가 영남 지역주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참 아쉽지요~. )
3.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덕성과 정당성
민주노동당은 과거 국민승리21 시절부터 비례대표제 도입에 '사활'을 걸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그 이전에 있던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한 것을 기준으로 전국구 비례후보 의석을 배정하는 것에 대한 위헌소송을 냈습니다. 그동안 전국구 배정방식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정당'에 대한 지지로 환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진보정당운동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2001년 10월경인가에 그야말로 "역사적인" 위헌판결을 받아냈죠
2000년 총선에서도 출마한 지역만을 기준으로 할 때 민주노동당 출마자의 평균 득표율은 13% 정도되었습니다. 물론,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았습니다. 반면에, 전국적으로는 민주노동당보다 훨씬 낮은 지지율이었지만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소선거구'에서 1등을 하는 자민련을 17석인가를 얻었죠.
한마디로 헌법정신에 담겨있는, 1인 1표라는 평/등/선거권의 기본정신과 국민주권이 무시당하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었던 셈이죠.
대충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듯 합니다.
첫째, 1인 1표라는 평등. 보통선거권의 정신에 부합하며, 50% 이상이 반대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민의왜곡'을 시정하게 됩니다. 현재는 단순다수독식제입니다. 한 지역구에서 35%를 얻어도 1등만 하면 '유권자 대표성'의 100%를 독점적으로 챙기게 됩니다. 사실상 65%가 반대하는 후보도 당선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민의'를 왜곡하는 제도입니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이러한 민의왜곡을 시정해줍니다.
둘째,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한국정치의 폐해라고 지적되어온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포지티브한 방법의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주의가 활개를 치는 이유는 기존 정당에게 그 전략이 당선에 효율적인 제도였기 때문입니다. 소선구제하에서는 외교정책.통일정책 등의 '국정(國政)'에 해당하는 거대담론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지역이해관계자의 입맛에 맞는 '구청장'의 공약을 제시하는 '미시담론' 전략이 더 효율적인 선거전략입니다. 그러니 연고주의와 지역주의가 '제도적'으로 조장되었던 것입니다.
반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정당과 유권자의 면대면 거리를 멀어지게 함으로써 '정책'경쟁(개혁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대선 때 상황과 비교할 수 있겠네요. 서로 앞다투어 정책경쟁을 하게 되거든요. )
즉,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입은, 한국정치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주의 극복>을 단지 '빈말'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정치(이념정치.정책정치)의 강화>라는 분명한 <대안적 상(像)>이 제시되는 가운데 극복된다는 것이지요. 열우당의 영남지역주의 혹은 동진정책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지요. 정당정치와 정책정치의 강화를 통해서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그야말로 정치개혁의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진보정치세력의 진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라크파병문제, 부안문제, 19세기 구(舊)자유주의시절에나 있을법한 손해배상·가압류 문제, 재벌에게 정치자금을 조달받는 문제, 재벌정책, 최근 조중동과 화해를 한 언론정책 문제, 경복궁 미군 아파트 문제, 일본군국주의에 대한 정치권의 묵인.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에 한명꼴인 190여명의 노동자를 구속한 것. 한칠레 FTA에서 나타나는 '친자본적/농민배제적' 무역정책, 네이스 문제, 새만금 문제 등등에 있어서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자민련은 사실상 하나의 정당입니다. 이들 사안에 있어서 이들은 거의 정책적.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조중동도 위 사안에 대해서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과 한나라당과 견해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사회는 지들끼리 짜고치는 고스톱을 치는 사실상의 <보수정당 일당독재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민의왜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안에 '즉각'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60%에 육박하고,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여론이 60%에 육박하고, 기타의 사안들에 있어서 하나같이 진보적 여론이 과반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민의는 국회에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왜곡된 선거제도(및 정치자금제도 및 정당제도)에 기인하는바가 큽니다.
넷째, 마지막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사회적 소수자'를 옹호하는 (다원주의 및) <민주주의 '참된' 정신>에 부합합니다. 정당의 행위행태 및 이해관계를 분석하는 공공선택이론에서 논한바와 같이 정당은 숫적으로 넓게 포진한 '중도성향'의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입니다. (이를 재정학 및 공공선택이론에서는 '중위투표자 정리'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어 버리면 본질적 속성상 '다수'를 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자신의 숫자만큼의 정치적 대표성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고 맙니다. 최소한의 비례성도 정치적으로 실현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죠. 대표적으로 이주노동자, 동성애자, 노인, 청소년. 정치·경제·문화적 '소외 지역'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실 소외지역으로 치면, 어떤면에서는 호남보다는 강원도·제주도가 더 소외받았죠. 호남이야 정치·경제적 영향력이라도 있다지만 다른 곳은 그도 없으니... )
이렇게 볼 때,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최소 수혜자에게도 득이 되는 제도라는 점에서 롤즈가 말한 정의론에도 부합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글을 맺으며 : '올바른 것'과 '민주노동당'
걔중에는 독일식정당명부제가 민주노동당에게 '유리'한 것이기 때문에 주장한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선거제도. 정당제도. 정치자금 제도란 오직 이해관계의 타산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인가 봅니다. 그러나, 선거제도, 정당제도, 정치자금 제도란 그 나라의 문화와 관계맺는 것일지라도 <도덕적 기준> 혹은 <정당성의 기준>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 정치에서는 더욱 더 그러합니다.
지역주의 극복, 정당정치의 강화, 1인1표의 평등선거권의 올바른 구현, 민의의 올바른 대변. 사회적 소수자의 이익 대변. 진보정당의 정치적 진출...... 이 모든 것들은 한국 정치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민주노동당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한국정치의 개혁방향으로 '올바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물론, 올바른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정당정치, 정책정치, 이념정치.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적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제도, 소액다수 당비와 연동시킨 국고보조금제도(매칭펀드제).
87년 직선제는 민주화세력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올바른' 것이었습니다. 노동3권은 노동운동세력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올바른' 것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처럼, 독일식정당명부제는 현재 민주노동당에게 유리한 것이기 이전에 '올바른' 것이며, '도덕적'인 것이며, '정당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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