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수석이에 대한 기억
다음 주, 당 내 후보선출을 위한 투표를 앞두고, 당원들에게 후보자의 출마의 변과 약력을 알리기 위한 공보물을 선관위에서 발송하였다. 예비후보자들이 사무실에 있어, 봉투에 라벨지를 붙이고, 공보물을 접고, 봉투에 넣고, 풀칠을 하고, 여러 공정을 함께 진행을 하였다.
단순작업을 같이 하다보면 일하는 사람과 친밀해지고, 몰랐던 점을 알게 되는데, 홍순광 동지는 일을 하며, 썰렁한 개그를 연달아 한다^^. 일을 하는데 활력소가 되서 좋은데, 배민균 동지가 홍순광 동지의 개그를 자신도 모르게 따라 하다가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이 참 정겨웠다. 우리는 홍순광 후보의 개그를 "홍바이러스"라고 명하며,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것을 주의하기로 했다.^^. 선거운동기간 후보자들끼리 더 가까워지고 함께 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줄거라 생각하니 참 좋다.
나의 사진과 글이 적힌 공보물을 넣으며, 출마의 변을 다시한번 읽어본다. 출마의 변을 적은 날이 선거 95일전인데, 지금이 81일전이니, 벌써 2주가 흐른 셈이다. 그때 밤새워 쓴 계획과 포부가 다시 새록새록하다. 내일부터는 당원들과 직접 전화나 만남을 통해 마음을 나누어야 겠다.
재정마련을 위해 전화를 마저 돌렸다. 전화를 드리며,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꼭 약속을 했다. 후보자로 선정이 되면, 반드시 연락을 돌리고, 계획을 알려야겠다. 선거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심충택 선배는 항상 뒷풀이에서 선거마치고 당선이 되든 안되든 주민들에게 책임지고 인사하라고 이야기했다. 필요할 때만이 아닌, 진정으로 함께 하는 모습이 필요하고, 실천을 해야겠다.
저녁에 지방자치위원회에서 워크샵을 개최했다. 난 동문모임 때문에 시작에 인사만 하고 나왔다. 다른 후보들은 아마 내용있는 토론을 함께 했을 것이다. 주말에 밀린 공부하듯이, 정책공부를 많이 해야한다.ㅜㅜ;
학교 상대 동문모임은 3월 29일 노수석 열사 10주기 준비로 모였다. 수석이는 나와 대학동기다. 2학년 때인 96년, 벌써 10년이 흘렀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서울지역의 2만명의 학생들이 종로에 나왔다. "대선자금 공개", "교육재정 확보" 를 위해 동맹휴업 을 하고 총궐기 투쟁을 하였다.
오늘 모인 후배들 중에는 그날 내가 처음으로 집회에 데리고 나간 후배들도 2명이나 왔다. 모두 마포 당원인데, 현재 당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열정은 지금도 여전한 모습이다. 첫 집회에서 학교선배가 죽었으니, 충격이 대단했을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후배들이 그 당시 누구보다도 열심히 투쟁했었다.
수석이 장례식이 있던 날, 강의실에 가서 함께 하자고 눈물로 호소하고, 그래서 수십명의 학생들과 장례투쟁을 했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른다. 이런 힘 때문이지 이대로 수석이를 보낼 수 없다고 하며 끝까지 투쟁하자는 의지로 장례식은 연기되고 수석이는 백양로 거리에 수일동안을 있어야 했다.
며칠 후 칠흙같은 새벽 어둠속에서 우리는 광주 망월동에 수석이를 묻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10년의 시간동안 수석이를 살려내라 했던 수만명의 사람들의 삶은 많이 변하였다. 하지만 그당시의 열정과 정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남아, 10주기를 준비하고 있다.
수석이 10주기를 앞두고 추모비를 건립하고, 당일 행사준비에 많은 사람들이 노력중이다. 가장 중요하게 수석이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수석이를 더 이상 무겁고 진지한 대상이 아닌, 우리의 옆자리에 함께 놓으며, 힘찬 오늘을 만들어가자 는 것으로 행사를 준비중이다. 나는 기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내용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임을 생각한다. 조금은 무겁더라도 수석이의 죽음앞에서 우리는 지금 시대를 냉철히 돌아보아야 한다. 나는 이것이 수석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무겁고 어려운 주제로 다가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04년 비정규직과 손배가압류로 노동자 열사 여섯분, 농민열사 두분, 작년 우리는 또 전용철, 홍덕표 농민을 하늘로 보내야 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수석이를 생각하며 이한열 열사를 떠올린다.
월요일, 이한열기념관에서 우리는 후보자 검증토론회를 한다. 작년 이한열 열사 기념관 개관식에 수많은 분이 왔지만, 당시의 열사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 하지만, 현재의 민중에 대한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적었다. 열사정신 계승은, 그리고 진정한 추모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서 이루어 져야 함을 다시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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